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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호치민] Anan Saigon, 미슐랭 1스타

김부경 아저씨 2025. 2. 14. 11:14

베트남에도 미슐랭 가이드가 있습니다.
2023년 버전이 첫 출간이었고요.
그때 1스타로 선정된 레스토랑이 4곳입니다.
3곳은 하노이에 있고, 나머지 1곳은 호찌민에 있는 안안 사이공이었습니다.

호찌민을 방문한 김에 안안 사이공을 방문했어요.
위치는 도심이지만 그중에서도 재래시장 같은 곳 한가운데에 있었습니다.

허름한 골목 속 어울리지 않게 세련된 건물이 바로 안안 사이공입니다.

건물이 꽤 높은데요.
각 층마다 테마가 다르고, 파는 메뉴도 조금씩 다른 것 같았습니다.
제가 이 날 먹었던 메뉴는 코스요리였고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먹었습니다.

바 자리에 앉았습니다.
꽤 세련된 분위기였네요.

수저는 정갈하면서도 베트남 느낌이 나도록 나무젓가락과 국물용 숟가락으로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이날 먹었던 건 사이공 테이스팅 코스와 100불 쌀국수 2가지였는데요.
직원이 양이 많을 것이라며 말렸지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많진 않았습니다.

제가 갔을 때는 조금 이른 시간이라 그랬는지 사람이 없었는데, 금방 가득 차긴 했습니다.

먼저 100불 쌀국수 메뉴에 포함된 칵테일이 나왔습니다.

고수가 잔뜩 들어간 모히또 같은데, 고수 맛이 너무 세서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고수를 잘 먹는 편인데도 이게 알코올이랑 고수가 둘 다 향이 강하니 쉽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이어지는 사이공 테이스팅 메뉴의 첫 음식입니다.

방어 타르트였고요.

전형적인 파인다이닝 첫 음식으로 나올법한 타르트입니다.

베트남에서도 방어를 먹는지 몰랐는데 공급이 되긴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한국이나 일본에서 먹는 수준의 방어는 아니고 적당히 기름기 느껴지고, 적당히 부드러운 그런 생선이었고요.

이어서 나온 반미.

이 사이공 테이스팅 메뉴가 전반적으로 베트남 음식을 프랑스식 조리방법으로 풀어낸 느낌이라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미니 바게트에 폼을 채워서 만든 반미고요. 

나쁘지 않았습니다.

사실 내용물이나 저 주변에 감싸진 고기, 채소들의 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는데, 폼으로 채워진 미니 바게트의 식감 자체가 재밌어서 그런지 저는 괜찮게 먹었어요.

이어서 또 타르트가 나옵니다.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인 것 같습니다.

검은 타르트에 각종 소스를 채웠고, 연어알로 마무리했습니다.

저 소스들이 무슨 맛이었는지는 명확히 기억이 나진 않는데, 이게 굉장히 맛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가 이날 먹었던 음식 중에서는 가장 기억이 좋은 음식이었어요.

이제 타코.

이건 베트남 중 하나인 반쎄오를 타코 형식으로 풀어낸 것이라 합니다.

베트남 식재료를 잔뜩 채웠는데요.

가운데에 주인공을 담당하는 건 징거미새우로 베트남이나 태국에서 주로 잘 먹는 메뉴입니다.

갑각류로 채워진 타코이니 당연히 맛있습니다. 

이 날 식사시간이 너무 길어져서 중간중간에 이렇게 테라스에 나오기도 했습니다.

저 재래시장 점포들 지붕에 쥐가 다니는 것도 봐버렸어요.

또 여기서 사이공 비텍스코 타워가 보이기 때문에 뷰를 즐기기도 좋습니다.

이어서 다음 음식인 분짜입니다.

숯불로 익힌 맛있는 고기가 채워져 있습니다.

오바마가 하노이에서 분짜를 먹었던 이야기를 언급하면서 설명해 줬는데, 사실 그거랑 이거랑 큰 상관은 없습니다.

맛도 비슷하지도 않고요.

이제 슬슬 메인이네요.

생선요리였고요.

대구입니다.

부드럽게 익힌 대구는 말할 필요도 없이 맛있습니다.

주변에 깔린 녹색 소스들 역시 향긋해서 잘 어울렸고요.

그리고 소고기로 마무리.

블랙앵거스 안심이라고 하고요..

베트남에서 접할 수 있는 스테이크용 고기 중에서는 최상급에 속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푸꾸옥 후추소스로 마무리했다고 하네요.

후추가 몇 알 올려져 있는데 이게 또 맛있습니다.

사이공 테이스팅 메뉴는 이제 디저트만 남겨두고 끝났습니다.

지금부터는 100불 쌀국수 코스 시작입니다.

먼저 육수입니다.

연어알처럼 톡 터지게 만든 육수고요.

저는 처음에 반숙 노른자를 준 줄 알았네요.

그리고 이어서 나온 또 다른 육수입니다.

수란이 들어가 있고 트러플도 잔뜩 들어가서 나름 향이 좋았어요.

근데 솔직하게 쌀국수 육수랑 트러플이 잘 어울리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수란은 맛있었어요.

그리고 압도적인 고기를 보여주십니다.

뒤 편에 보이는 각종 소스들은 쌀국수와 곁들이게 되는 소스들이고요.

이 고기는 쌀국수 육수에 샤부샤부처럼 먹게 됩니다.

그렇게 나온 메인인 쌀국수입니다.

본메로우가 들어가서 그런지 압도적인 비주얼이네요.

본메로우 외에도 고기들이랑 내장 같은 특수부위도 많이 들어간 육수입니다.

그리고 이것도 역시 트러플이 중심을 잡고 있더라고요.

면은 따로 주셨습니다.

베트남 쌀국수를 먹을 때 곁들이게 되는 채소들도 따로 챙겨주셨습니다.

향신료들은 뒤에 보이듯이 부케가르니처럼 만들어주셨네요.

부케가르니는 향신료 묶음으로 넣었다가 꺼내기 쉽게 만들어 둔 걸 말합니다.

다시 봐도 압도적인 육수인데요.

이게 사실 생각보다 느끼하더라고요.

안에 내용물도 실하고 먹을 것도 많고 객관적으로 맛있는 편인 것 같긴 하지만 확실히 물리는 편입니다.

개인적으로 이건 경험 삼아서 먹어봤다 정도면 충분할 것 같네요.

샤부샤부 고기는 맛있었습니다.

이제 슬슬 디저트로 마무리.

베트남식 빵이랑 카페 쑤어다 입니다.

카페 쑤어다는 진짜 커피는 아니고 다크 초콜렛으로 그런 느낌을 낸 디저트였어요.

사실 엄청 쓴 초콜릿 크림이라고 생각하면 맞을 것 같네요.

그리고 쁘띠 4로 식사를 마무리합니다.

이것들은 다 그냥 아는 맛의 디저트들이었습니다.

식사를 마무리하고 나오는 길은 좀 무섭긴 합니다.